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기를 꿈꾼다. 경제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자유로워지고 그러면 만족감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사람들은 무엇으로 사는가? 무엇으로 행복을 느끼고 만족감을 누리고 살까? 누군가는 돈에서 행복을 누구는 사람에게서 행복을 또는 자기 만족에서 행복을 찾아 하루를 보내기도 한다.
나부터도 항상 뭔가를 갈구하면서 산다. 오늘은 어떤 일이 일어날지 또는 누구를 만나서 어떤 감정낭비를 하게 될지 가끔은 두려워지기도 한다. 매일이 행복하면 어디가 잘못되나? 아니 매일이 아니어도 한 번에 확 들쳐오는 행복? 행운 따위를 항상 갈구하게 되지만 이 또한 매일의 허상임을 느끼며 산다. 요즘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 소확행-을 꿈꾸는 소시민의 삶이 눈에 들어온다.
TV에 나오는 멋진 집과 차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삶을 보면서 한없이 부러워하기도 했지만 부러워하기에는 너무 먼 그들이다.아무리 생각해도 내 손에 잡아채지 못하는 행운은 그냥 포기하는 나을 것 같다. 계속 잡으려고 하니 약만 오르고 친하지 않은 행운은 더 멀리 달아나고 만다. 그래서 생각해 보았다. 나에게 친절하지 않은 행운을 갈구하면서 기다리느니 내가 움직여서 뭐라도 만들어 행복을 느껴야 될 것 같았다. 올해 들어서 계속 신경 쓰였던 집안 정리부터 깨끗하게 해 보기로 결심했다.
집 안을 둘러보니 나의 손길을 기다리는 집안 살림이 수두룩했다. 오래된 가구와 먼지 낀 소품들에게 미안하다. 자잘한 것부터 닦아내고 몇번을 문질러 반질하게 해놓고 나니 온몸이 녹초다. 그런데 집안이 달라 보인다. 뭔가 홀리 듯 힘든 몸뚱이를 들고 움직여 마무리를 했다.
마치 오랫만에 목욕하고 날아갈 듯 개운한 집안 아이들을 보며 같이 마음이 흐뭇해졌다. 내친김에 눈에 훅 들어온 낡은 가구를 바꾸어 보기로 결심했다. 몇 번을 검색하고 구석구석 뒤져서 담아놓기도 하고 직접 매장에 나가 눈으로 감도 익혀보기도 하면서 몇 날 며칠을 고민하고 반복하다가 드디어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작은 주방 살림부터 하나씩 바꾸어 나갔다.
매장에서 봐둔 예쁜 소품부터 검색으로 저렴하게 사서 모으고 가구도 한개 두 개 계속 바꾸어 나갔다. 한 번에 다 바꾸면 속이 시원하겠지만 부담이 되어서 여기저기 찾아다니다 보니 거의 수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거실을 중심으로 바꾸어 나갔다.
거실 가구- 테이블, 소파, TV 받침대와 대형 TV까지 교체해놓고 보니 그럴 듯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집이 크지 않아 수납에 문제가 있어 대형 수납장을 사서 자잘한 생활용품을 다 집어넣고 보니 거실이 깔끔 깨끗. 완전 날아갈듯했다. 주방 살림도 바꾸었고 거실정리도 했으니 이번엔 가족들 가각의 방을 훑어보고 바꾸어야 될 가구를 체크체크
방 한개씩 정해서 컨셉에 맞게 침대 수납장 등을 맞추어서 가구가 들어왔다. 오랜만에 가구를 바꾸다 보니 가족들도 완전 협조를 했다. 알아서 치워주고 옮겨주고 처음 보는 가족 협동모습까지 목격하게 되었다.ㅎㅎ 버려야 하는 물건들이 워낙 많다 보니 옆집에서 이사가냐고 물어본다.
수개월에 걸쳐 모든 가구가 교체되고 침구까지 딱 바꾸고 나니 집이 성형한 것 같이 맨질 해졌다. 이제 다 됐나 했는데 갑자기 오래되었지만 충성을 다했던 냉장고가 턱 하니 손을 내밀었다. 자기도 바꿔달란다.
또 폭풍 검색에 백화점 들락나락하면서 비교분석해서 냉장고를 선택했다. 냉장고가 제일 하드캐리했다. 고가이기도 하고 무게감도 있어서 선택하기가 시간이 많이 걸렸다. 하지만 어쩌겠나 수명이 다했으니 빨리 움직여야지.
집은 오래전에 지어졌는데 가전은 덩치가 커져서 들어오기가 수월하지가 않았다. 온 가구를 다 치우고 간신히 들어온 냉장고가 듬직하게 자리 잡으니 왠지 모든 게 풍부해 보였다. 냉장고는 텅 비었지만.
거의 일년동안 가구부터 가전 침구 소품등 사람 빼고 다 바꾸었더니 연말이 다 돼가는 지금은 예전 너저분한 모습이 남아있지 않다. 크지 않지만 달라진 집 안 모습을 둘러보면서 그동안 눈에 띄지 않거나 관심이 없어서 팽겨내친 것들이 새삼 눈에 다시 들어왔다. 시들어 가던 화분도 불쌍하니 다시 물도 주고 흙도 갈아주고 새 옷을 입혀주었다. 늘 옆에 있지만 초라해서 또는 작아서 보이지 않았던 것들도 관심을 기울이니 가치가 생성된 것 같다.
소소한 하지만 확실한 행복 - 소확행이라고 부른다. 처음에는 소소하다는 것에 큰 기대치는 없었다. 큰 행복도 좋고 중요하다. 하지만 작은 행복이 모이면 큰 행복으로 이어지는 간단한 원리를 너무 몰랐다. 가까운 사람부터 주변 생활까지 작고 소중한 것들이 참 많다. 큰 기대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았을 뿐이었다. 오늘 지금도 큰 것을 내려놓으니 작은 예쁜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세상에는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는 것 같다.
소확행 별거 아니구나. 서로 생활이 다르니 각자의 방법을 찾아서 소소한 행복을 누려보자. 큰 거 바라보고 뛰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지 않을까 한 번에 확 다가오는 행복은 웬지 좀 부담스럽다.ㅎㅎㅎ 한 해를 마무리할 때가 되고 보니 나의 뒷자라를 둘러보다가 글 한 자락 적고 지나가 본다.